안녕하세요 90회 정보통신 기술사 이윤의 입니다.
1년5개월간의 정보통신기술사 시험 준비기간을 되돌아보며 이 수기를 씁니다.
기술사 수험준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합격수기
안녕하세요 90회 정보통신 기술사 이윤의 입니다.
1년5개월간의 정보통신기술사 시험 준비기간을 되돌아보며 이 수기를 씁니다.
저는 한국 애질런트 라는 외국계 계측기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나름 괜찮은 회사의 큰 보호막아래에서 매너리즘에 빠져 그럭저럭 하루하루 지내던 차에 경기 악화로 인한 대규모 감원이 진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누가 될지 언제 발표될지 모르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가만히 발표만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같은 회사 직원이 미국기술사를 준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김기남 학원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동료 직원은 미국기사(FE)를 따고 미국기술사(PE)를 준비하려고 할 때였는데, 추천인 문제로 고민하고 있길래, 제가 한국 기술사를 같이 준비하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정보통신기술사 시험 준비는 시작됐습니다.
2008년 12월 초 학원을 등록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공부를 시작하니 나름 뿌듯하고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정보통신 기술사에 대해 특별히 아는 것이 없었고, 한마디로, 기술사가 되면 뭐가 좋은지 잘 와 닿지 않았으므로 공부하는 에너지가 나오질 않았습니다. 회사도 어느 정도 감원에 대한 윤곽이 잡혀가고 있었고 이번에는 대상이 아니라는 걸 알고 난 후부터는 더욱 공부에 힘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왜 기술사가 돼야 하는지 이유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첫째는 이번 감원은 넘어갔지만 다음 감원은 또 오기 마련이므로 감원을 대비하자.
둘째, 회사 다니는 동안은 학원 강의 등의 아르바이트로 부수입을 올리자.
셋째, 90세까지 사는 인생 철저히 대비하자.
기술사를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그리 생각보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위와 같이 이유를 정리하고 나니 다시 의욕이 생겼습니다.
2009년 2월 첫 기술사 시험을 치렀습니다.
첫 시험은 학원 수강한지 약 3개월 만에 치렀으며 서브노트도 없었고 공부도 거의 하지 못한 상태에서 김기남 원장님의 통신이론 강의만 노트 필기하여 열심히 보고 들어갔습니다. 시험 시간은 1교시는 매우 짧게 느껴졌고, 나머지 교시는 상당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1교시 말고는 거의 손도 못 대었으니까요^^ 1교시 끝났을 때는 너무 긴장한 탓에 어깨가 아프고 필기한 손은 힘이 없어 2교시에 답안을 작성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결과는 1교시 70점, 나머지 교시는 20~30점 대였습니다. 첫 시험 후 높은 1교시 점수로 매우 고무 되었습니다. 자신감을 갖고 다음시험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저는 정보통신(데이터통신)과 방송 쪽이 너무 너무 하기 싫었고 최대 약점이었습니다. 반면 무선통신, 이동통신, 통신이론은 회사에서 주로 하는 업무가 네트웍 어날라이져, 스펙트럼 어날라이져, 노이즈 피겨 어날라이져, 임피던스 어날라이져 등 기본계측기와 이동통신 관련된 계측기의 기본 이론 및 사용교육과 세미나가 주 업무이다 보니 다른 사람들보다 정확한 개념과 이해도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험 준비는 통신이론, 무선통신, 이동통신이 주가 되고 나머지는 학원 강의 듣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2009년 8월 두 번째 시험을 치렀고 결과는 53점 이었습니다.
두 번째 시험 결과도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짧은 기간 안에 이정도 점수에 올라갈 수 있었던 이유를 나름대로 분서해보면,
첫째, 훌륭한 서브노트를 구하라!
위에서 언급했던, 같이 시작한 회사동료는 너무나도 꼼꼼하고 컴퓨터로 자료를 잘 만들었습니다. 저는 성격이 급하고 효율을 중요시 하는 성격으로 자료를 만들다가도 울화가 치밀어서 중도에 그만둔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그 회사 동료가 없었더라면, 저의 합격도 아마 1년쯤 미뤄졌을지 모릅니다. 회사동료가 정리한 것 중에 이해가 잘 안 되는 아이템이나 제 주 전공분야의 아이템은 제가 재 작성하여 자료를 보완해 가며 점점 훌륭할 서브노트가 완성돼 갔습니다. 저와 같이 동료가 없다면 잘 만들어진 서브노트를 구하시는 것이 시간 절약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둘째, 약한 과목은 과감히 포기하고 전략과목은 통신이론 빼고 2과목 이상 확보하라!
위에서도 언급한 저의 약한 과목은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데이터통신, 설계감리는 정말로 포기 했었고, 위성통신, 광통신, 신기술 등은 예상문제 몇 문제만 정리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통신이론은 시험 보기 전에 2~3번은 반복 공부했고, 무선통신, 이동통신은 이해를 바탕으로 매우 깊게 공부했습니다. 2번째 시험 볼 때는 방송마저 포기하면 합격권에서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 크게 결심하고 방송을 집중적으로 파기 시작했더니 살짝 감이 잡히기 시작했고 방송이 재미있어졌습니다.
셋째, 시험 전 1~2개월은 예상문제 위주로 미친 듯이 집중하고 반복하라!
시험을 계속 보라는 이유를 3번의 시험을 치르면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인지라 돈 내고 시험접수 해야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집에도 이번에 시험 안볼까 하고 넌지시 얘기 하면 반기는 얼굴이었고 ‘시험 안보니 일찍 들어오겠지’ 하고 은근히 바라는 기색이었습니다. 그런데 시험 접수 했다고 하면 공부 더하고 오라고 난리입니다. 본인도 시험 임박하여 스트레스는 받지만 훨씬 집중이 잘되고 공부하는 맛이 났었습니다. 이 기간에는 매우 집중해서 공부를 했으며 서브노트에서 이해가 잘 안되어 잘 안 외워지는 아이템이나 중요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시 수기로 조그만 노트에 옮겨 적어 시험 직전까지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넷째, 수준이 비슷한고 각 분야에 월등한 스터디 멤버를 구하라!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학원 등에서 같이 6개월 정도 배우면 일정수준 오르게 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여전히 계속 이해하기 어려우며 스터디 멤버들의 토론만 격해질 뿐 답이 나오질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결해 줄 사람이 필요하며 저는 학원 심화반의 기술사님들로부터 Q&A형태로 심도 있는 질문과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시험을 마치고 나니 다음 시험에 기대감이 생기기도 했지만 매우 힘든 상황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선 53점 정도 점수를 얻고 나니 이 정도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나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공부가 하기 싫어졌고 회사에서는 2009년 11월 1일부터는 제 업무가 기술지원에서 영업으로 바뀌어 적응하느라 매일 9시, 10시까지 야근으로 공부할 시간이 없었으며 영업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있었습니다. 2009년 8월26일에는 둘째마저 태어나서 시험준비에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영업에 적응하는 3개월 동안은 정말이지 토요일 학원가는 것 말고는 어떤 공부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 1월 중반에 3번째 시험접수를 하고 시험공부에 돌입했습니다. 역시 위에서 말한 것처럼 시험 접수하니까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더군요. 아이들은 직장 다니는 와이프와 장모님 그리고 도우미 아주머니가 맡아주셨고 영업 업무에 적응하고나니 한결 여유로워 졌고 그간 못한 공부 때문에 의욕은 하늘을 찌르고 있었습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간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초 단기간 벼락치기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나 번 시험 때 정리한 조그만 노트에 이어서 아이템들을 정리했습니다. 이 노트에는 외우기 쉽도록 최소한의 Key 포인트 단어만 사용하여 작성하고 외우는 방법 등도 표시해 놓아 한번 훑어 보면 머리에서 연상되도록 작성하였습니다. 정말 미친 듯이 한 것 같습니다.
2010 2월, 3번째 시험을 치렀고 결과는 1교시 73점, 2교시 70점, 3교시 59점, 4교시 38점 평균 60점, 간신히 90회 정보통신 기술사에 필기에 합격했습니다. 발표 당일 문자로 통보를 받았을 때, 방방 뛰고, 바닥을 구르다 벽에 붙기도 하면서 마치 미친 사람처럼 날뛰었습니다. 점수에서 보듯이 제 점수는 매우 편중되어있어서 통신이론, 무선통신, 이동통신 문제는 점수가 높게 나오는 반면 그 외 문제는 처참하죠^^ 90회 문제에선 제가 5~6년간 업무 한 내용(S-parameter, 필터 파라메타 등)이 출제되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지만 나머지 문제들이 그리 녹녹하지 않아 시험 치른 후 떨어졌구나 생각 했었습니다.
기쁨을 느낄 시간도 잠시, 바로 면접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요즘 면접의 합격률이 40%를 유지 하고 있었으므로 그냥 통과의례로만 생각하고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89회 1차 합격자 한 분과 면접 스터디를 4회에 걸쳐 과거 기출문제를 정리하여 서로 발표했습니다. 면접 시 질문은 생각보다 실무 문제가 많았고 질문도 까다로웠으며 면접관의 의중도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면접 본 후 사무실에 돌아와 괜히 신경질만 부렸습니다. 이번 면접은 포기하고, 발표날 점수만 볼 요량으로 9시를 기다리는데, 이번에도 ‘띠링~’ 하고 합격 문자가 날라오더군요..이렇게 90회 정보통신 기술사를 최종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최종 합격한 지금 고마운 이들이 참 많습니다. 늦게 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맡아준 와이프, 장모님, 언제나 믿어주시는 아버지 등 가족모두에게 고맙고, 통신이론 등 기초를 다질 수 있게 지도해주신 김기남공학원 김기남 이사님, 스터디에서 ‘끝내기’로 도움 많이 주신 안준배 박사님, 심화 반 강의 해주신 기술사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같이 기술사 공부 시작하여 갖은 구박에도 정말로 멋지게 서브노트 작업해준 회사동료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합니다.